보관함/시

사랑, 안현미

fromk 2015. 7. 20. 00:59

연암은 열하를 일러 ‘사나이가 울 만한 곳’이라 했다는데

당신은 바다를 일러 ‘사랑이 울 만한 곳’이라 한다

 

지금은 세계가 확장되는 시간

 

난 한번도 세계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

그건 늘 당신으로부터 사랑이 왔기 때문

그밖의 것에 대해서는 나중에, 아주 나중에 말할 수 있다

  

지금은 사랑이 확장되는 시간

 

물고기가 키스하는 

이 명랑, 이 발랄!

 

우리는 본능적으로 어떤 시간을 활용할지 아는 연인처럼

혹은 맨처음 바다로 나아간 최초의 사람처럼

 

우리는 진짜 인생을 원해

 

저 바람 좀 봐 애인을 도대체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

저 파랑, 저 망망!

 

그리고 공연히 무작정의 눈물이 왔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