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관함/시 2015. 9. 27. 01:14

저녁의 소묘 4, 한강

잊지 않았다


내가 가진 모든 생생한 건

부스러질 것들


부스러질 혀와 입술,

따뜻한 두 주먹


부스러질 맑은 두 눈으로


유난히 커다란 눈송이 하나가

검은 웅덩이의 살얼음에 내려앉는 걸 지켜본다
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무엇인가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 반짝인다


반짝일 때까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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