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관함/시 2015. 11. 21. 01:14

숲 속의 키스, 김행숙

두 개의 목이

두 개의 기둥처럼 집과 공간을 만들 때

창문이 열리고

불꽃처럼 손이 화라락 날아오를 때

두 사람은 나무처럼 서 있고

나무는 사람들처럼 걷고, 빨리 걸을 때

두 개의 목이 기울어질 때

키스는 가볍고

가볍게 나뭇잎을 떠나는 물방울, 더 큰 물방울들이

숲의 냄새를 터뜨릴 때

두 개의 목이 서로의 얼굴을 바꿔 얹을 때

내 얼굴이 너의 목에서 돋아나왔을 때

'보관함 > 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우주로 날아가는 방 1, 김경주  (0) 2015.11.22
국지성 호우, 이규리  (0) 2015.11.20
몇 개의 이야기 6, 한강  (0) 2015.11.1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