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관함/시 2016. 1. 2. 01:12

다정함의 세계, 김행숙

이곳에서 발이 녹는다

무릎이 없어지고, 나는 이곳에서 영원히 일어나고 싶지 않다


괜찮아요, 작은 목소리는 더 작은 목소리가 되어

우리는 함께 희미해진다


고마워요, 그 둥근 입술과 함께 

작별인사를 위해 무늬를 만들었던 몇 가지의 손짓과

안녕, 하고 말하는 순간부터 투명해지는 한쪽 귀와

 

수평선처럼 누워 있는 세계에서

검은 돌고래가 솟구쳐오를 때


무릎이 반짝일 때

우리는 양팔을 벌리고 한없이 다가간다

'보관함 > 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사랑에 취한 당신, 채호기  (0) 2016.01.07
K, 유희경  (0) 2016.01.01
명왕성에서 온 이메일, 장이지  (0) 2015.12.31