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관함/시
2015. 10. 10. 01:14
우주의 저수지, 신용목
문득 눈을 감자 눈에서 잘려나간 시선이 목도리처럼 날아갔다
사랑해, 그러나 돌아오지 않았다
나는 그때부터 있다
외진 저수지가 그 처음을 허구 중에 던질 때의 그 허구
행성의 눈물샘이 행성의 조각 하나를 가라앉게 하는 일이
우주의 저녁이다
나로부터 나에까지 끝없이 달아나는 가운데 너
너로부터 너에까지 끝없이 쫓아가는 가운데 나
행성의 조각 하나가 행성의 눈물샘을 반짝이게 하는 일이
우주의 아침이다
너는 그때까지 있다
외진 저수지가 그 끝을 맹세 중에 띄울 때 그 맹세
문득 눈을 뜨자 눈으로 뛰어드는 시선이 목도리처럼
날아왔다 그만해, 그러나 놓아주지 않았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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