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관함/시 2015. 10. 22. 01:14

홍수, 김륭

눈물 바깥으로 둥둥 몸이 떠오르는 때가 있다


민둥산, 속울음 붉게 게워내는 계곡을 따라 부서져 흩어지는 바람처럼 함부로 수습할 수 없는 살과 뼈가 꽃대를 세웠지만 입술은 애당초 뿌리를 놓쳤다


말없이 나를 만지작거리던 단풍이, 눈물 많았던 당신이 보이지 않는다


베란다 화분에 물을 주는데 왈칵, 잎이 진다 꽃이 물을 먹는 게 아니라 물이 꽃을 집어삼킨다는 걸 알게 된 아주 먼 오늘로부터


당신은 어디쯤 떠내려갔을까

나는 어디쯤 떠내려왔을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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